시장분석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인구의 44%에 해당하는 32억명의 사람들이 인터넷을 사용할 것이며 이 가운데 모바일 인터넷
기기를 이용하는 숫자는 20억명이 넘을 거라고 한다. 우리나라처럼 전국민에게 PC와 유선 인터넷이 보급된 환경에서 스마트폰과 이동통신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모바일 인터넷 이용량이 점차 늘어나는 곳도 있지만, 신흥 성장 지역에서는 아예 처음부터 PC 기반 유선 인터넷을 배제하고 비용이
저렴한 모바일 장치와 Wi-Fi 네트워크를 이용해 인터넷에 연결하고 있다.
오랫동안 PC 기반 인터넷에 익숙해진 필자는 지금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 모바일 웹 페이지를 만나면 무조건 스크롤을 내려 하단에 위치한 PC 버전으로
바꾸고 있지만, PC보다 스마트폰을 더 많이 쓰고 SNS와 모바일 인터넷에
익숙한 세대들은 굳이 복잡하고 쓸데없는 것들만 나열된 PC 버전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PC 성능 뺨치는 스마트폰, 인터넷은 모바일로?
지금은 생소하게 들리는 PDA를 비롯해 초창기 스마트폰은 풀HD는 커녕 VGA(640x480) 절반 수준인 HVGA(320x240)급 낮은
해상도를 가진 화면에 무선 인터넷 속도도 느리고 데이터 요금도 상당히 비쌌다. 그래서 모바일 기기에서 접속 가능한 웹사이트는 일반 PC버전과
달리 작은 화면에 맞춰 텍스트 위주로 구성된 별도의 모바일 웹페이지를 제공했다.
보드나라 모바일 웹(m.bodnara.co.kr)도 이런 특징에 맞게 설계됐다
그러나 지금은 대다수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풀HD(1920x1080) 해상도는 물론 고급형 모델은 QHD나 4K 해상도까지 지원하는 상황에
이르렀는데도 여전히 모바일 웹이 PC 버전과 따로 운영되고 있다. 일반 PC 버전 웹페이지도 HD(1280x720)급 해상도를 가진 스마트폰에서
충분히 풀
브라우징 인터넷으로 구현되는데 말이다.
하드웨어 스펙이 PC 수준에 이르렀음에도 스마트폰에서 PC버전 웹사이트를 그대로 보여주지 않는 이유는 스마트폰 화면이 PC 모니터에 비해 너무 작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해상도가 올라가 글자 하나하나까지 정확하게 표시할 순 있어도 세세한 내용까지 파악하려면 화면을 확대하거나 눈 앞까지 가져다 대고 봐야
할 것이다.
진화하는 모바일 웹, 콘텐츠 중심으로 변화
초기 모바일 페이지가 부족한 하드웨어 사양 및 낮은 무선 인터넷 속도를 고려해 만들어졌다면 PC보다 높은 해상도에 유선 인터넷(광랜)보다
빠른 LTE 통신을 사용하는 지금은 사용자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모바일 웹페이지를 구성한다.
네이버(m.naver.com)의 경우 굳이 모바일 웹을 쓰지 않아도 되는 아이패드 같은 태블릿도 모바일 웹으로 연결된다. 기본적인 구성은
스마트폰과 같고 스마트폰에서 표시되는 내용을 2열 구성으로 배치했을 뿐이다. 손가락을 이용한 터치스크린 입력을 사용하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는
마우스처럼 정밀한 조작에 최적화된 PC 버전보다 모바일 웹이 쓰기 편하다.
콘텐츠를 보여주는 것도 PC 버전은 화면이 큰 모니터를 기준으로 만들어져 본문 외에 다른 메뉴들이 화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모바일 웹은 작은 화면 크기에 맞게 콘텐츠 중심으로 구성되어 PC 버전보다 콘텐츠를 보는데 더 집중할 수 있다.
ActiveX 없는 모바일 쇼핑, PC보다 편하네
예전에는 인터넷 뱅킹이나 쇼핑 때문에라도 액티브엑스(ActiveX)가 설치되는 윈도우 PC를 찾아야 했지만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
보편화되면서 이제는 스마트폰에서 PC보다 빨리 물건을 살 수 있다. 여전히 PC에서는 보안을 이유로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여러 차례에 걸쳐 각종
액티브엑스 프로그램을 깔아야 결제 단계까지 넘어가는데 그 과정에서 구매 페이지가 열린 인터넷 브라우저를 종료해야 설치가 완료된다는 메시지를 보게 되면
구매 의욕도 싹 사라져버린다.
스마트폰은 모바일 웹 또는 별도의 쇼핑 앱을 사용하며 결제 수단도 스마트폰에 설치된 모바일 카드 결제 앱이나 휴대폰 결제를 이용하면
액티브엑스 설치 같은 불편한 과정을 겪지 않아도 된다. 주요 온라인 쇼핑몰과 오픈 마켓에서는 모바일 사용자들을 위해 별도의 쿠폰이나 혜택을
제공하기도 한다.
물론 전문적인 쇼핑몰이 아닌 일부 웹사이트는 아직 PC버전에서만 결제 가능한 곳도 있지만 모바일 접속자가 늘어날수록 모바일
구매를 지원하는 곳이 점차 많아질 것이다. 다만 모바일 쇼핑에서는 작은 화면 크기와 데이터 사용량 등을 이유로 PC처럼 큰 모니터 화면에 여러
상품 페이지를 동시에 띄워놓고 비교하거나 제품 상세정보까지 한 번에 보기 어렵다.
PC와 차별화? 문제점은 닮아간다
그러나 모바일 웹은 PC와는 다르다. 한정된 공간 안에 콘텐츠를 배치하다 보니 PC 버전보다 상대적으로 보여지는 갯수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 방식도 달라진다. 국내 포털 사이트들은 모바일 웹으로 검색할 때 PC 버전에서 보여지는 일부 항목을 축소하거나
빼버리고 모바일에 특화된 결과물에 더 비중을 둔다.
이 때문에 모바일 웹에서는 사용자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따로 선별하는 '큐레이션'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전체적인 콘텐츠
생산량에 비해
선별되어 노출되는 수가 적다보니 양질의 내용보다 소위 낚시성 기사로 불리는 클릭을 유도하는 소재나 제목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 또한 수익성을
이유로 콘텐츠 본문에 방해되는 광고를 지나치게 삽입하거나 본문보다 훨씬 많은 연관 기사를 배치하기도 한다. 모두 PC 기반 인터넷에서 이미
지적되어 온 문제들인데 모바일 기기 성능이 PC에 견줄 정도가 되면서 이제는 모바일 웹에서도 같은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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