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D 성능을 보면 보통 고용량 제품일수록 쓰기 성능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하드디스크는 용량이 높아진다고 해도 성능에 큰 변화가 없기에 이는 다른 SSD만의 고유한 특징으로 볼 수 있는데, 최신 제품일수록 용량에 따른 성능 격차는 덜하지만 여전히 피할 수 없는 운명 같은 모습이다.
SSD는 크게 컨트롤러와 버퍼 메모리, 실저장소의 역할을하는 낸드 플래시로 구성되는데, 과연 무엇 때문에 저용량 모델과 고용량 모델의 성능 차이가 나는 걸까?
SSD의 핵심 컨트롤러 구조, 용량 = 성능의 원인
PC의 성능은 CPU,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성능은 AP에 달려있듯, SSD의 성능 역시 컨트롤러에 좌우되는 것 자체는 많은 분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특히, SSD 등장 초기에 각종 컨트롤러가 난립할 때는 특정 컨트롤러를 쓴 SSD가 잦은 프리징과 블루스크린으로 사용자들을 속태웠고, 샌드포스 컨트롤러 기반의 특정회사 제품은 성능과 무관하게 안정성이 엉망이었던 문제를 기억하는 사용자라면, SSD에서 컨트롤러의 중요성에 100% 공감할 것이다.
SSD 용량과 성능의 상관관게를 이야기하는데 뜬금없이 컨트롤러 이야기를 왜하냐면, 당연히 용량과 성능의 비례관계에도 컨트롤러가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위 설명은 현 시점에서 인기를 끌고 잇는 실리콘모션의 SSD 컨트롤러, 등장한지 시간은 지났지만 마벨 88SS9187 컨트롤러에 대한 설명이다. 밑줄친 붉은 부분이 보이는가?
SSD 컨트롤러는 낸드플래시와 최대 성능이 제한된 '채널'로 연결된다.
'채널'이라는 단어, 어디서 많은 본 듯하지 않은가? PC의 메모리 채널을 떠올렸다면 바로 맞췄다.
쿼드 채널 메모리 구성은, 듀얼 채널 메모리 구성 대비 두 배 가까이 대역폭이 높다
PC에서 메모리 성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싱글 채널/ 듀얼 채널/ 트리플 채널/ 쿼드 채널로 발전해온 것 처럼, SSD 역시 컨트롤러와 낸드 플래시가 채널 구조로 엮여있기 때문에 용량이 성능에 영향을 미치게된다.
즉, 저용량 제품은 저장소로 쓰이는 낸드플래시가 컨트롤러와 싱글 채널로, 고용량 제품은 듀얼 채널이나 트리플, 쿼드 채널로 연결되었다면 이해가 쉽겠지만, 이해가 어렵다면 RAID를 떠올려보자.
SSD라는 PC안에 컨트롤러라는 AP와 낸드플래시라는 디스크가 RAID 0으로 묶였다고 가정하면, 왜 고용량일수록 SSD의 속도가 빠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도 안된다면 1차선 고속도로와 4차선 고속도로의 차이를 떠올려보자.
어느 쪽이 한 번에 더 많은 차량을 통과시킬 수 있을지는 답이 너무 뻔하지 않은가?
몬스팩토리 M5 128GB(좌)에는 8개, 256GB(우)에는 16개의 낸드 플래시가 사용되었다
SSD 컨트롤러와 저장소로 쓰이는 낸드 플래시를 연결하는 채널 방식은 구성된 채널에 비례해 성능이 증가하는 구조이므로, 낸드 플래시와 컨트롤러 기반의 제품이라면 다채널 구성이 이뤄진 고용량 SSD일수록 성능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
위에 속살을 까보이고 있는 몬스팩토리 M5 128GB와 256GB 모델의 스펙상 쓰기 성능은 각각 260MB/s와 460MB/s로 거의 두 배 가까운 차이를 보이는데, 이러한 다채널 구성에는 필수적으로 다수의 낸드 플래시가 필요하니, 자연히 대용량 SSD는 저용량 SSD보다 성능이 높아지는 것이다.
최신 SSD, 낸드플래시 용량과 수량이 성능의 다는 아니야...
SSD는 채널 구조상 고용량 제품일수록 높은 성능을 발휘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그렇다고 고용량이 고성능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낸드 플래시를 많이 사용한 고용량 SSD라도 하나의 채널에만 물려있다면 당연히 용량은 작아도 다채널 구성이 이뤄진 SSD보다 성능이 떨어질 수 있고, 같은 샌드포스 컨트롤러를 쓰면서도 제조사에 따라 평가가 극명하게 갈렸던 것과 같이, 동일한 하드웨어 구성이라도 운영체제나 드라이버에 해당하는 SSD 펌웨어 설계가 잘못됐다면 실제 성능이나 안정성이 확 떨어질 수 있다.
또한, 일반적으로 MLC보다 수명과 성능이 낮은 것으로 알려진 TLC 기반 낸드플래시 기반 제품이라도, 이를 보완하기 위한 기술들을 적용해 MLC 기반 제품보다 높은 성능과 수명을 이끌어낸 경우도 볼 수 있다.
게다가, M.2라는 새로운 인터페이스와 PCIe 연결 및 비휘발성 메모리를 위해 설계된 NVMe 프로토콜과 3D 낸드플래시의 등장 등, SSD 시장에 격변이 일고 있기에, 이제는 단순히 용량만으로 성능을 가늠하기는 어려운 시기가 되었다.
그래도, 채널 방식으로 동작하는 SSD 컨트롤러가 근본적으로 변화하지 않는 한 동일 제조사의 동일 라인업 제품이라면 용량이 클수록 고성능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변하지 않겠지만, 전체 제품을 두고 보았을 때, 용량은 SSD의 최종 성능을 결정하는 다양한 요소 중 하나일 뿐이라는 점은 명심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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