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PC 동향에 관심이 있다면 AMD의 최신 CPU와 관련해 다음 세 가지 단어를 한 번쯤 들어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젠(Zen) - 서밋 릿지(서밋 릿지) - 라이젠(Ryzen)
AMD야 인텔과 함께 양대 PC 플랫폼 업체로 CPU와 그래픽 카드의 핵심인 GPU
제조사로 잘 알려져 있으니 특별히 언급할 내용은 없지만, 뒤에 있는 세 가지 명칭에 대해서는 조금 이야기가 필요할 것
같다.
한 지붕 세 가족, 아키텍처(Zen) - 코드네임(서밋 릿지) -
브랜드(라이젠)
보통 소비자들은 최종적으로 '라데온 RX 480', '지포스 GTX 1080', 'AMD
FX 8300', '코어 i7 7700K'와 같은 제품명으로 구분하게 되지만, 제품명만이 쓰인다면 소비자는 수많은 제품 중
어느게 자신에게 맞는지, 이 제품이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일일히 따지고 살펴보는데 한 세월을 보내고, 기업 입장에서는
대표 모델외에는 소비자들에게 소개하기 난감하게 된다.
때문에 이같은 수많은 제품들 중 같거나 유사한 특징을 기준으로 대표한 '브랜드'를
내세우게 되는데, 얼마전 유출된 AMD의 R7/ R5/ R3 1xxx 시리즈 CPU를 하나로 묶어주는 '브랜드'가 바로
라이젠(Ryzen)이다.
최신 그래픽 카드 쪽에서는 라데온 RX 400 시리즈, 지포스 GTX 10 시리즈가
브랜드의 대표적인 예이며, CPU에서는 AMD FX 시리즈와 APU를 들 수 있지만 처음부터 최종 브랜드를 확정한 상태에서
제품이 개발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표적으로 AMD APU는 ATI 인수 이후 '미래는 퓨전이다(Future is
Fusioin)'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사용되면서 최종적으로 APU라는 브랜드가 확정되기까지 '퓨전'이라는 코드네임(Code
Name, 암호명)으로 더 익숙했던 시기가 있다.
보통 재품 개발 단계에서
최종 브랜드가 정해지지 않았을 때 회사 내부적으로 관련 프로젝트나 제품군을 부르기 위해 별도의 코드네임이 쓰이는데,
AMD의 퓨전 같이 제품의 특징을 공개적으로 천명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은 라이젠의 서밋 릿지 같이 '코드네임'이라는
뜻에 맞게 그 의미를 아는 사람끼리만 통용되는 단어가 사용된다.
현 7세대 APU인 브리스톨
릿지(Bristol Ridge)를 이은 젠(Zen) 아키텍처 기반의 8세대 APU는 레이븐 릿지(Raven Ridge)라는
코드네임으로 알려졌는데, AMD FX 브랜드를 이은 새로운 AMD CPU의 브랜드가 '라이젠'으로 정해진 것과
같이, 8세대 APU인 레이븐 릿지도 기존 'AMD A시리즈 APU' 브랜드 대신 새로운 브랜드를 도입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코드네임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해당 코드네임으로 불리는 프로젝트나 제품의 근간을 이루는
무엇인가가 필요하기 마련이다.
건축물을 예로 들자면 건물 내부에 사람과 물자의 이동로 및 보관소, 몇 층까지 올릴 지,
하중 분산을 위한 재료 및 수량, 배치 간격 등을 새로 규정하거나 기존 규정을 참고해 경우에 맞춰 수정해야 하는데,
CPU에서는 이것이 바로 아키텍처로, AMD의 최신 CPU와 관련해서는 젠(Zen)이 바로 아키텍처를 부르는 명칭이다.
아키텍처는 CPU와 같은 제품의 근간을 이루기 때문에 제품 관련 정보 중 가장 먼저
유출되는 것 중 하나로, 그만큼 소비자들에게 가장 빨리 노출되는 만큼 뇌리에 남아 실제 제품명만큼이나 오랫동안 화자되기도
하는데, 대표적으로 AMD FX CPU가 지금에와서는 브랜드나 코드네임(잠베지)보다 아키텍처명인 불도저로 더 화자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아키텍처와 코드네임을 구분하지 않거나 한쪽만 내세우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NVIDIA의 GPU도 내부적으로 별도 코드네임이 있겠지만 일반에는 그보다 볼타/ 파스칼/ 맥스웰/ 페르미 등의
아키텍처명이 더 잘 알려져 있다.
한지붕 세 가족, 같은 듯 다른 명칭 정리
기자와 같이 각각의 관계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면 젠 CPU라고 했을 때 코드네임 서밋
릿지인 라이젠 브랜드 CPU를, 라이젠이라면 젠 아키텍처 기반으로 설계되었으면서 서밋 릿지라는 코드네임이 부여된 CPU를
떠올리고, 서밋 릿지라는 코드네임을 듣게되면 젠 아키텍처 기반의 라이젠 CPU를 연상된다.
하지만 '가볍게 CPU 좀 사볼까'하는 생각으로 정보를 찾기 시작하면 같은 제품을 두고도
아키텍처/ 코드네임/ 브랜드 명칭이 난무하는 인터넷의 바다에서 표류하기 딱 좋은데, 간단히 정리하자면 브랜드는 부모님이
지어주신 출생신고서에 올라간 이름, 코드네임은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의 태명, 아키텍처는 부모님의 DNA에 대입해보자.
부모님(AMD)의 선별된 DNA가 결합되어(아키텍처, 젠(Zen)) 태명을 받아 곱게
자라(코드 네임, 서밋 릿지(Summit Ridge)) 세상에 정식으로 신고(브랜드, 라이젠(Ryzen))하다.
어때요, 참 쉽죠?
[영상] PC시장 관점에서 보는 명암이 갈린 인텔과 AMD의 2024년 2분기 실적,그리고 PC 시장의 미래는? 
